얼마 전 친구와의 대화에서 제가 놓쳤던 게 있었어요. 친구가 꽤 힘들다는 말을 몇 번이나 꺼냈는데도 저는 "힘내, 괜찮아질 거야" 같은 말만 반복했더라고요. 그런데 나중에 그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네가 내 말 다 들은 줄 알았는데, 그냥 네 말 하려고 기다린 것 같았어.”
그 말을 듣고 나서 한참을 멍했어요. 저는 분명히 그 친구 말을 듣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들었’던 걸까요?
입보다 귀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사람들은 ‘정답’을 듣고 싶어 하는 게 아니에요.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받고 싶어 해요.
공감은 결국 ‘경청’에서 출발하는 거고요.
우리는 종종 말을 잘해야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고 착각해요. 근데 진짜 소통은 내가 얼마나 말하느냐보다, 얼마나 진심으로 들어주느냐에 달려 있어요.
공감의 힘은 조언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함께 느껴주는 데서 나와요.
경청은 연습이 필요해요
사실 누군가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는 거, 생각보다 어렵죠. 상대가 말하는 도중에 머릿속으로는 “어떻게 답해야 하지?” “내 생각은 이건데…” 이런 생각들이 먼저 떠오르잖아요.
저는 요즘 ‘진짜 듣기’ 연습을 하고 있어요.
상대가 말할 때 중간에 끊지 않기, 조언보단 “그랬구나” “그거 참 힘들었겠다” 같은 반응 먼저 하기.
이런 작은 연습이 진짜 소통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진짜 소통
가장 가까운 사람일수록, 우리는 듣지 않고 판단하려고 해요.
부모님이 내게 했던 말, 친구가 건넨 걱정, 연인의 푸념… 혹시 내가 그냥 ‘흘려들었’던 건 아닐까요?
경청은 시간을 내주는 일이기도 해요.
바쁜 하루 속에서도 누군가의 마음을 잠깐이라도 들어주는 것,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공감 아닐까요?
듣는다는 건 결국 사랑이라는 말
요즘은 누가 나를 진심으로 들어주는지, 내가 누구를 진심으로 듣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공감, 경청, 소통이라는 말들이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결국은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말을 잘하려는 연습보다 먼저, 들어주는 연습을 해보세요.
그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첫걸음일 거예요.